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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냉장고파먹기프로젝트

[냉장고파먹기] 멸치볶음 아니 솔치볶음

솔치볶음


부산 부모님댁에 갔을 때 자갈치 시장에 다녀왔어요. 관광객들은 주로 꼼장어나 회를 사먹겠지만(자갈치 시장 관광객 바가지 엄청 심합니다.. 주의 또 주의!!) 저희는 건어물을 사러 갔죠. 근데 솔치가 딱 보이는 거예요. 생긴 건 멸치같이 생겼지만 맛은 멸치와 좀 다르답니다. 사실 청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먹으면 안되지만... 멸치처럼 내장 제거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서 덜컥 샀습니다. 


네, 솔치는 청어 새끼입니다. 멸치는 성어는 반면 솔치는 새끼예요..(이상하게 욕이 아닌데 욕하는 거 같은 기분이 드네요.;;)

청어들을 위해서 두 번 먹을거 한 번씩만 먹읍시다. ㅠㅜ


솔치볶음 재료 (일주일 분량) 


솔치 1 1/2컵

설탕 1T

국간장* 1T

물엿* 1t

참기름* 1T


*간장은 양조간장 써도 상관없습니다. 단맛을 내는 종류의 요리에는 양조간장를 더 많이 씁니다. 보통 국간장은 집에서 직접 담궈먹기 때문에 집간장으로도 불려요. 콩으로만 만듭니다. 보통 양조간장은 왜간장이라고도 불리고 콩과 함께 단맛을 내는 밀이 함께 들어갑니다. 그래서 집간장에 비해 단맛이 강합니다. 다음에 한번 간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일단 지금은 여기까지..

*물엿은 단맛을 추가하는 용도이기도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용도는 설탕의 재결정을 방해하는 겁니다. 설탕이 재결정되어 버적거리는 식감이 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참기름은 솔치를 양념과 잘 섞어준 후 따뜻한 때 넣고 잘 섞어주면 솔치끼리 들어붙어서 한덩어리가 되는 걸 방지해줍니다. 먹을 때 편하기 위해서 넣는 겁니다. 참기름이 없으면 아무 식용유나 넣으셔도.. 하지만 참기름이 고소하죠.ㅎ


솔치볶음 만드는 과정


먼저 솔치를 기름없이 달군 팬에 바삭해지도록 구워주세요. 말씀드렸다시피 솔치는 내장을 제거하지 않아도 되요. 쓴맛이 나지 않거든요. 저같은 게으름뱅이를 위한 감사한 식재료죠.

(오늘도 나의 일용한 양식이 되어 준 솔치들에게 감사의 묵념!!)


솔치 꼬리가 노릇노릇 해진게 보이시나요? 잘 모르겠으면 하나 집어 먹어서 술안주하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게 바삭해지면 다 된겁니다. 

솔치를 볶아주는 건 식감를 좋게 하는 목적도 있지만 생선 비린내를 날리기 위한 목적도 있어요. 볶다보면 고소한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오븐이 있다면 120도에서 15분정도 구워도 좋습니다.


이제 양념을 만듭시다. 설탕, 간장, 물엿, 물(1T)을 넣고 약불에서 타지않게 녹여주세요. 간장타면 당연히 솔치볶음에서 탄 냄새납니다. 


어느정도 농도라고 하면 실패를 안하실라나.. 간장을 졸이다가 사진처럼 주걱으로 중간을 쓱 긁어줬을 때 홍해처럼 갈라지면 적당한 농도입니다. 물론 간장홍해는 다시 서서히 닫혀야 합니다. 보이시죠. 아래 사진도 서서히 닫히고 있어요.

그리고 미리 많이 만들어 둔다고 엄청 많은 양을 만드시면... 저도 몰라요.. 알아서 하세요.


이제 불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아까 구워든 솔치를 넣고 빠른 속도로 간장이 골고루 묻도록 섞어주세요. 그리고 다 석였다 싶으면 참기름을 조금 넣어 다시 한번 섞어주세요. 참기름이 솔치들끼리 너무 친해지는 걸 방지해 줄 겁니다. 


이제 그릇에 담아서 밑반찬으로 드시면 됩니다. 


만들고 나서 밥도 없이 계속 집어먹었다는 후문이...

반찬이니까 짜요.. 적당히.. 드세요. 맥주 생각나네..흑